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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위 칸에서 작년 겨울 상자를 내립니다.
압축팩을 열고 패딩을 꺼냅니다. 그런데 납작합니다. 털어보고 하루 걸어둬도 예전 두께로 안 돌아옵니다. 어깨 부분은 접힌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고요.
니트를 꺼내면 어깨가 뿔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코트에서는 알 수 없는 냄새가 납니다.
겨울옷 보관은 봄에 끝나는 일처럼 보이는데, 결과는 이맘때 드러납니다. 그리고 대부분 다시 살 수 없습니다.
- 패딩과 모직은 압축팩에 넣으면 안 됩니다. 충전재가 눌린 채로 오래 있으면 다시 부풀지 않습니다.
- 드라이클리닝 후 비닐 커버를 그대로 씌워두면 통풍이 막혀 곰팡이와 냄새가 생깁니다. 부직포로 바꿔야 합니다.
- 옷장에서 알싸한 좀약 냄새가 난다면 그 성분을 들이마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프탈렌은 국제암연구소가 발암 가능성을 지목한 물질입니다.
🔴 압축팩이 하는 일, 그리고 못 하는 일
겨울옷 보관에서 압축팩은 공간을 줄여줍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원룸이나 좁은 옷장에서는 없으면 안 되는 물건입니다.
문제는 모든 옷에 쓰면 안 된다는 겁니다.
다운(패딩), 울·모직 코트, 캐시미어입니다.
이 소재들은 부풀어 있는 공기층이 곧 보온 성능입니다. 공기를 빼고 몇 달을 눌러두면 충전재와 섬유가 그 상태로 눌려 굳습니다. 꺼냈을 때 다시 부풀지 않거나 심하게 구겨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게다가 비닐은 통풍과 제습이 안 됩니다. 습기가 남은 채로 밀봉되면 곰팡이와 좀벌레가 생기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20만 원짜리 패딩을 3천 원짜리 압축팩에 넣고 못 입게 되는 겁니다. 공간을 아끼려다 옷값을 날리는 구조입니다.
그럼 압축팩은 버려야 하느냐. 아닙니다. 쓰는 데가 따로 있습니다.
| 압축해도 되는 것 | 압축하면 안 되는 것 |
|---|---|
| 이불·요 (솜·극세사) | 다운 패딩 |
| 면 티셔츠·여름 옷 | 울·모직 코트 |
| 합성섬유 의류 | 캐시미어 니트 |
| 수건 | 가죽·모피 |
이불이 압축팩의 본래 자리입니다. 부피는 제일 큰데 눌려도 성능 손실이 적습니다. 여름 이불을 압축해서 넣고 그 자리에 겨울 이불을 꺼내면 옷장이 한 칸 늘어납니다.
고르실 때 밸브 방식을 보세요. 청소기로 빼는 것과 손으로 눌러 빼는 것이 있는데, 손으로 빼는 쪽은 부피가 덜 줄어듭니다. 이불 크기에 맞는 규격인지 먼저 재보시고요.
이불 압축팩 규격 확인하기쿠팡제휴 링크 · 구매 시 리한북스에 수수료가 지급되며, 독자 부담은 없습니다
세탁소 비닐은 벗겨야 합니다
이게 두 번째로 많이 하는 실수입니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면 비닐 커버에 싸여 돌아옵니다. 깨끗해 보이니 그대로 옷장에 겁니다. 그런데 그 비닐은 먼지를 막으려고 잠깐 씌운 것이지 보관용이 아닙니다.
- 드라이클리닝 용제가 덜 날아간 상태로 밀봉됩니다
- 통풍이 안 되니 습기가 갇힙니다
- 그 결과가 냄새, 변색, 곰팡이입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권하는 건 간단합니다. 찾아오면 비닐을 바로 벗기고, 하루 이틀 통풍시킨 뒤, 부직포 커버로 바꿔서 넣을 것.
부직포는 숨을 쉽니다. 먼지는 막고 공기는 통합니다. 이 하나만 바꿔도 다음 해에 꺼냈을 때 냄새가 안 납니다.
고르실 때 부직포인지 비닐인지를 꼭 확인하세요. 투명한 PVC 커버는 비닐과 같습니다. 길이도 보세요. 롱코트용은 130cm 이상이어야 밑단이 안 접힙니다.
의류 커버 소재·길이 확인하기쿠팡제휴 링크 · 구매 시 리한북스에 수수료가 지급되며, 독자 부담은 없습니다
옷장 냄새는 마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겨울옷 보관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방충제의 알싸한 냄새는 향이 아닙니다. 약제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고, 냄새를 맡는다는 건 그걸 호흡기로 흡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 옷장에 흔하던 나프탈렌 좀약이 사라진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가능성이 의심되는 물질로 지목했습니다
- 유럽연합은 2008년 가정용 제품에서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 한국도 2010년대 초부터 나프탈렌 함유 제품의 제조·수입을 단계적으로 제한해 왔습니다
- 노출 시 두통·현기증·구토·빈혈·간 손상이 보고되며, 어린이는 적은 양에도 취약합니다
지금은 대부분 삼나무(시더) 블록이나 라벤더·계피 같은 천연 소재로 옮겨갔습니다. 향으로 좀벌레가 접근하지 않게 하는 방식이라 효과는 약제보다 완만합니다. 대신 옷장을 열 때 숨을 참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방충보다 먼저인 게 있습니다. 건조입니다.
좀벌레와 곰팡이는 둘 다 습한 곳에서 삽니다. 옷장은 벽에 붙어 있고 문이 닫혀 있어서 집 안에서 가장 안 마르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제습이 안 되면 방충제를 아무리 넣어도 소용이 적습니다.
- 제습제는 아래쪽에 둡니다. 습한 공기가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 방충제는 위쪽에 둡니다. 성분이 아래로 퍼집니다
- 옷장 문을 한 달에 한 번은 활짝 열어두세요. 이게 제일 확실합니다
제습제는 용량과 교체 주기를, 방충제는 성분과 지속 기간을 보세요. 천연 소재는 향이 날아가면 효과가 줄어드니 사포로 살짝 갈아주면 되살아나는 제품도 있습니다.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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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튀어나오는 건 옷걸이 탓입니다
니트를 옷걸이에 걸어두면 몇 달 뒤에 어깨가 뿔처럼 솟습니다. 옷이 늘어난 게 아니라, 얇은 옷걸이 끝에 옷 무게가 한 점으로 실린 겁니다.
옷걸이는 소재에 따라 나눠 써야 합니다.
| 옷 | 보관법 |
|---|---|
| 코트·재킷 | 어깨가 넓고 두꺼운 나무 옷걸이 |
| 니트·캐시미어 | 걸지 말고 개어서 눕히기 |
| 블라우스·셔츠 | 미끄럼 방지 옷걸이 |
| 패딩 | 뒤집어 돌돌 말아 보관 |
그리고 옷장이 빽빽하면 다 소용없습니다. 옷 사이에 공기가 안 통하면 습기가 그 자리에 머뭅니다. 손을 넣었을 때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는 비워두셔야 합니다.
얇은 옷걸이로 바꾸면 그 공간이 생깁니다. 두꺼운 플라스틱 옷걸이 하나가 차지하는 폭이 얇은 것 두세 개 몫입니다.
고르실 때 어깨 끝이 둥근지를 보세요. 각진 것은 자국이 남습니다. 논슬립 코팅은 시간이 지나면 벗겨지는 제품이 있으니 후기를 한 번 보시는 게 좋습니다. 수량은 옷장 폭을 재고 정하세요.
논슬립 옷걸이 두께·수량 확인하기쿠팡제휴 링크 · 구매 시 리한북스에 수수료가 지급되며, 독자 부담은 없습니다
보풀 — 버릴지 말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꺼낸 옷이 멀쩡한데 못 입겠다 싶은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보풀입니다.
니트, 기모 안감, 코트 소매 안쪽처럼 마찰이 있던 자리에 생깁니다. 그대로 두면 보풀이 서로 엉켜서 옷감 표면이 거칠어지고, 그러면 진짜로 못 입게 됩니다.
손으로 잡아당기면 보풀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원단 실까지 같이 딸려 나옵니다. 그 자리가 얇아지고 결국 구멍이 납니다.
잘라내는 게 맞습니다. 제거기는 날로 잘라내는 방식이라 원단을 안 당깁니다.
쓰실 때 요령이 두 가지 있습니다.
- 평평하게 펴놓고 합니다. 걸어놓고 하면 옷이 딸려 들어가 구멍이 납니다
- 날 간격을 조절할 수 있으면 니트는 넓게, 얇은 옷은 좁게
10분이면 코트 한 벌이 버릴 옷에서 올해도 입는 옷으로 바뀝니다. 새로 사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고르실 때 충전식인지 건전지식인지, 그리고 날 간격 조절이 되는지를 보세요. 힘이 약한 제품은 두꺼운 니트에서 헛돕니다. 여분 날이 포함됐는지도 확인하시고요.
보풀제거기 날 간격 확인하기쿠팡제휴 링크 · 구매 시 리한북스에 수수료가 지급되며, 독자 부담은 없습니다
흔한 실수 세 가지
겉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땀과 피지, 음식 얼룩이 남아 있습니다. 그게 몇 달 지나면 누렇게 변하고, 좀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됩니다. 보관 전 세탁이 모든 것의 출발입니다.
겉은 말랐는데 솔기와 주머니 안쪽이 축축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태로 밀봉하면 곰팡이가 자랍니다. 특히 패딩은 속까지 마르는 데 오래 걸립니다. 하루 더 널어두세요.
드라이클리닝 용제가 다운의 유분을 씻어내서 보온력이 떨어집니다. 패딩은 중성세제로 손세탁하고 눕혀서 그늘에 말리는 쪽이 맞습니다. 세탁 라벨을 먼저 확인하세요.
겨울옷 보관 — 정리하면
[ 지금 꺼내면서 할 것 ]
1. 비닐 커버는 벗기고 하루 이틀 통풍
2. 보풀 정리 ← 버릴 옷이 살아남
3. 옷장 문 활짝 열고 반나절
[ 다시 넣을 때 ]
4. 반드시 세탁 후, 완전히 말려서
5. 압축팩은 이불·면·합성섬유까지만
패딩·모직·캐시미어는 절대 금지
6. 부직포 커버로 (비닐 X)
7. 니트는 걸지 말고 눕혀서
8. 제습제는 아래, 방충제는 위
9. 손바닥 들어갈 만큼은 비우기
[ 원칙 ]
10. 옷장에서 냄새가 나면 그걸 마시고 있는 것
겨울옷 보관에 드는 물건값은 다 합쳐도 패딩 한 벌 값이 안 됩니다. 그런데 이걸 안 해서 매년 한두 벌씩 못 입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이 유일한 기회입니다. 꺼내는 김에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은 내년 봄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