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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집에서 같은 대화가 오갑니다.
“올해 김장 어떻게 할까.” “그냥 사 먹자니까 아깝고.” “근데 작년에 한 것도 아직 남았잖아.”
결론이 안 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장하면 싸다”는 말을 다들 믿고 있는데, 정작 얼마나 싼지는 아무도 계산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식 수치가 있습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매년 김장비용을 조사합니다.
- 4인 가족 20포기 기준 201,151원입니다. — aT, 2025년 11월 조사
- 완성 김치로 환산하면 kg당 4,000원대. 사 먹는 것과 생각만큼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 갈리는 건 “할까 말까”가 아니라 “몇 포기를 하느냐”입니다. 적게 담글수록 kg당 단가가 올라갑니다.
공식 수치 — 20포기에 20만 1,151원
aT가 2025년 11월에 발표한 조사입니다. 전국 전통시장 17곳과 대형유통업체 36곳에서 김장 재료 1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 기준 | 값 |
|---|---|
| 가구 | 4인 가족 |
| 수량 | 배추 20포기 |
| 총 비용 | 201,151원 |
| 전년 대비 | −5.6% (2024년 213,003원) |
품목별로는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 내린 것 | 오른 것 | ||
|---|---|---|---|
| 배 | −28% | 마늘 | +9% |
| 무 | −24% | 양파 | +6% |
| 배추 | −10% | ||
| 소금 | −10% | ||
| 새우젓 | −8% |
김장비용 조사는 여러 기관이 각자 발표하는데, 포기 수·재료 범위·구입처 기준이 달라 결과가 꽤 차이 납니다. 어디선가 30만원대를 보셨다면 그건 다른 기준의 조사입니다.
이 글은 aT 기준 20포기 201,151원으로 통일해서 계산합니다.
kg으로 바꿔보면
20만원이라는 숫자만으로는 비싼지 싼지 알 수 없습니다. 김치 몇 kg이 나오는지를 알아야 비교가 됩니다.
배추 한 포기는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면 대체로 완성 김치 2~2.5kg 정도가 됩니다. 포기 크기와 절이는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20포기 × 2.25kg ≈ 45kg
201,151원 ÷ 45kg ≈ 4,470원/kg
이 숫자를 보고 “생각보다 안 싸네”라고 느끼셨다면 정확한 감각입니다. 포장김치와 압도적인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김장 안 하고 사 먹는다”는 가구가 계속 느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게다가 위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 하루 — 절이는 데 반나절, 버무리는 데 반나절
- 도구 — 대야·김치통이 없으면 첫해에 따로 듭니다
- 보관 공간 — 45kg을 넣을 곳이 있어야 합니다
🔴 그런데 진짜 갈림길은 여기입니다
많은 분이 “김장을 할까 말까”를 고민하십니다. 그런데 계산해보면 질문이 바뀝니다.
김장 재료에는 “덜어 쓰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 구분 | 품목 | 특징 |
|---|---|---|
| 포기 수에 비례 | 배추, 무 | 적게 사면 적게 듦 |
| 최소 단위가 큼 | 고춧가루, 젓갈, 마늘, 생강, 소금 | 적게 담가도 거의 그대로 사야 함 |
고춧가루를 100g만 파는 곳은 드뭅니다. 새우젓도 마찬가지입니다. 5포기를 담그든 20포기를 담그든 양념값은 크게 줄지 않습니다.
“조금만 담가보자”고 5포기를 했는데, 고춧가루 한 봉지·젓갈 한 통·마늘 한 망을 그대로 샀습니다. 나오는 김치는 4분의 1인데 양념값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kg당 단가로 보면 소량 김장이 가장 비쌉니다. 그리고 남은 양념은 다음 해까지 안 갑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게 바뀝니다.
| 우리 집 상황 | 답 |
|---|---|
| 김치를 많이 먹고, 보관 공간이 있고, 하루를 낼 수 있다 | ✅ 직접 담그는 게 맞습니다 |
| 김치를 적게 먹거나, 김치냉장고가 없다 | ⚠️ 소량 김장은 오히려 비쌉니다 |
| 담그고는 싶은데 시간·체력이 부담이다 | 💡 절임배추로 절반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먼저 작년에 담근 김치가 언제 떨어졌는지부터 떠올려 보세요. 3월에 다 먹었다면 양이 맞았던 것이고, 6월까지 남아 있었다면 너무 많이 한 겁니다.
절임배추 — 가장 큰 고비를 건너뜁니다
김장에서 실제로 힘든 건 버무리는 과정이 아닙니다. 배추를 절이는 단계입니다.
- 큰 대야가 필요하고, 놓을 자리도 필요합니다
- 8~12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중간에 뒤집어줘야 합니다
- 덜 절여지면 물이 생기고, 과하면 물러집니다 — 실패가 여기서 납니다
절임배추를 사면 이 단계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받아서 물기만 빼고 바로 양념을 버무리면 됩니다.
절임배추는 도착 당일이나 다음 날 안에 버무려야 합니다. 며칠 두면 물러집니다. 주문할 때 도착 예정일을 확인하고, 그날 시간을 비워두세요.
김장철에는 주문이 몰려 배송이 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유 있게 잡으시는 게 안전합니다.
소량만 담그거나 처음 해보시는 경우에 특히 유리합니다. 절이는 실패 위험이 없고 반나절이 절약됩니다. 주문 전에 도착 예정일과 중량(kg 단위)을 확인하세요. 포기 수가 아니라 kg으로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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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절이신다면 — 대야부터
절임배추를 안 쓰기로 하셨다면 큰 대야가 먼저입니다. 집에 있는 걸로 하려다 보면 몇 번에 나눠 절이게 되고, 그러면 절여지는 정도가 제각각이 됩니다.
용량은 담글 양보다 넉넉하게 잡으세요. 배추가 잠겨야 고르게 절여집니다. 버무릴 때도 같은 대야를 쓰게 되는데, 그때는 양념까지 들어가 부피가 더 커집니다.
한 번 사두면 김장 외에 이불 빨래, 대청소에도 씁니다. 담글 양보다 한 치수 큰 것을 고르시고, 보관할 자리를 먼저 확인하세요. 접히지 않는 물건이라 부피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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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 — 양념비에서 가장 큰 몫
앞에서 본 “최소 단위가 큰” 품목 중 대표가 고춧가루입니다. 그리고 김치 맛을 가장 크게 좌우하기도 합니다.
고를 때 확인할 것은 셋입니다.
- 원산지 — 국산과 수입산은 가격 차이가 큽니다. 어느 쪽이든 표기를 확인하세요
- 굵기 — 김치용은 중간 굵기(김치용·고운 것의 중간)를 씁니다. 고운 고춧가루는 색은 예쁘지만 김치에는 맞지 않습니다
- 매운 정도 — 표기가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집안 입맛에 맞춰 고르세요
고춧가루는 시간이 지나면 색이 죽고 향이 날아갑니다. “싸게 많이” 사두면 다음 해엔 못 씁니다. 담글 양에 맞춰 사고, 남으면 밀봉해서 냉동 보관하는 게 낫습니다.
주문 전에 원산지·굵기·중량 세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김치용은 중간 굵기입니다. 20포기 기준으로 필요한 양을 먼저 가늠하고, 남길 만큼 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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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품 — 여기서 아끼면 하루가 고생입니다
장갑과 비닐은 금액으로는 가장 작은 항목인데, 없으면 김장 자체가 힘들어집니다.
- 장갑 — 고춧가루 양념은 맨손에 닿으면 몇 시간 동안 따갑습니다. 팔뚝까지 오는 긴 것이라야 합니다. 설거지용 짧은 장갑으로는 소매가 다 젖습니다
- 비닐·매트 — 바닥에 깔면 뒷정리가 30분에서 5분으로 줄어듭니다. 대야 안에 깔면 대야를 닦을 일도 없습니다
장갑은 팔뚝까지 오는 긴 것으로, 비닐은 대야를 덮을 만큼 큰 것으로 고르세요. 둘 다 소모품이라 넉넉히 두는 편이 낫습니다. 중간에 찢어지면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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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통 — 담그기 전에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가장 자주 놓치는 항목입니다. 다 버무려놓고 나서 담을 곳이 없어 급하게 사러 나가는 일이 실제로 자주 생깁니다.
고를 때 기준은 “한 번에 꺼내 먹을 양”입니다. 큰 통 하나보다 중간 크기 여러 개가 낫습니다. 통을 열 때마다 공기가 들어가 맛이 변하기 때문에, 한 통을 다 먹을 때까지 나머지는 안 건드리는 게 좋습니다.
김치통은 냉장고 칸 규격에 맞춰 만든 제품이 따로 있습니다. 아무거나 사면 안 들어가거나 공간이 낭비됩니다. 주문 전에 넣을 칸의 가로·세로·높이를 재두세요. 5분이면 됩니다.
큰 통 하나보다 중간 크기 여러 개가 맛 유지에 낫습니다. 주문 전에 김치냉장고 칸 치수를 재보시고, 20포기 기준이면 넉넉히 잡으세요. 모자라서 다시 주문하면 배송을 기다리는 동안 김치가 밖에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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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실수 세 가지
“이왕 하는 김에”가 매년 반복됩니다. 그런데 작년 김치가 봄까지 남았다면 그건 돈과 공간을 같이 낭비한 것입니다. 작년에 다 먹은 시점을 기준으로 정하세요.
배추는 도착했는데 대야가 작고, 김치통이 모자라고, 장갑이 짧습니다. 재료보다 도구를 먼저 갖춰야 그날 하루가 꼬이지 않습니다.
고춧가루·젓갈은 남으면 다음 해까지 못 갑니다. 향이 날아가고 색이 죽습니다. 싸게 많이 사는 것보다 담글 양에 맞춰 사는 쪽이 결과적으로 쌉니다.
정리하면
1. 작년 김치가 언제 떨어졌는지 떠올린다 ← 여기서 양이 정해짐
2. 양이 적다면 → 소량 김장은 kg당 단가가 오름
절임배추로 부담을 줄이거나 사 먹기
3. 양이 많다면 → 직접 담그는 게 맞음
대야 → 장갑·비닐 → 김치통 순서로 먼저 준비
4. 양념은 담글 양에 맞춰서만 ← 남기면 버리는 돈
“김장하면 싸다”는 말은 충분한 양을 담글 때만 맞습니다. 우리 집이 어느 쪽인지는 작년 김치통을 떠올려 보면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도구는 재료보다 먼저 사두세요. 배추가 도착한 날에 대야를 사러 나가는 것만큼 허무한 일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