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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중순쯤, 고지서를 열어보고 한 번 더 보게 되실 겁니다.
한여름도 아니고 9월인데, 8월보다 더 나왔거든요. 에어컨은 분명히 덜 틀었는데 말입니다. 검침이 잘못됐나 싶어 사용량을 확인해봐도 오히려 줄어 있습니다.
계산이 틀린 게 아닙니다. 10월 전기요금이 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9월 1일에 요금 구간이 바뀌었습니다.
10월 전기요금이 유독 무섭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아직 바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 7~8월에만 적용되던 여름철 누진구간 완화가 9월 1일부로 끝났습니다. 1단계가 300kWh에서 200kWh로 줄었습니다.
- 같은 양을 써도 요금이 다릅니다. 450kWh 기준 69,790원 → 89,585원, 2만 원 가까이 차이 납니다.
- 10월 고지서는 9월 사용분입니다. 아직 9월이 끝나지 않았다면 지금 줄이는 만큼 고지서가 달라집니다.
9월 1일에 조용히 바뀐 것
한국전력은 여름철 냉방 부담을 덜어주려고 7~8월 두 달에만 주택용 누진 구간을 넓혀줍니다. 그리고 9월 1일이 되면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 구간 | 7~8월 (하계) | 9월~ (평상시) |
|---|---|---|
| 1단계 | ~300kWh | ~200kWh |
| 2단계 | 301~450kWh | 201~400kWh |
| 3단계 | 450kWh 초과 | 400kWh 초과 |
단가는 이렇습니다.
| 구간 | 기본요금 | 전력량요금 |
|---|---|---|
| 1단계 | 910원 | 120.0원/kWh |
| 2단계 | 1,600원 | 214.6원/kWh |
| 3단계 | 7,300원 | 307.3원/kWh |
1단계와 3단계 단가를 비교해보시면 2.5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구간이 어디서 끊기느냐가 요금을 좌우합니다.
🔴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말로만 들으면 감이 안 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전 단가표를 놓고 사용량별로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350kWh를 쓴 경우입니다.
[ 7~8월 ] 1단계 300kWh까지
기본요금 1,600원
300kWh × 120.0원 = 36,000원
50kWh × 214.6원 = 10,730원
──────────────────────────
48,330원
[ 9월~ ] 1단계 200kWh까지
기본요금 1,600원
200kWh × 120.0원 = 24,000원
150kWh × 214.6원 = 32,190원
──────────────────────────
57,790원 ← 9,460원 더
사용량을 바꿔가며 전부 계산해보니 이렇게 나왔습니다.
| 한 달 사용량 | 7~8월 | 9월~ | 차이 |
|---|---|---|---|
| 200kWh | 24,910원 | 24,910원 | — |
| 250kWh | 30,910원 | 36,330원 | +5,420원 (17.5%) |
| 300kWh | 36,910원 | 47,060원 | +10,150원 (27.5%) |
| 350kWh | 48,330원 | 57,790원 | +9,460원 |
| 450kWh | 69,790원 | 89,585원 | +19,795원 (28.4%) |
표에서 눈여겨보실 곳은 맨 윗줄입니다. 200kWh 이하로 쓰면 차이가 0원입니다. 1단계 안에서만 움직이면 구간이 바뀌든 말든 상관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 위입니다. 250kWh만 돼도 17.5%가 붙고, 450kWh에서는 2만 원 가까이 벌어집니다. 에어컨을 한 대라도 돌리는 집이라면 대부분 이 구간에 들어가 있습니다.
400kWh — 1kWh 때문에 5,700원
표에서 300kWh와 450kWh의 증가율이 유독 튀는 게 보이실 겁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구간 경계를 넘는 순간 기본요금이 통째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기본요금이 1,600원에서 7,300원으로 뜁니다. 딱 1kWh를 더 썼을 뿐인데 5,700원이 그냥 붙습니다.
그리고 그 위부터는 전력량요금도 307.3원/kWh입니다. 1단계의 2.5배가 넘습니다.
7~8월에는 이 절벽이 450kWh에 있었습니다. 9월부터는 400kWh로 당겨졌습니다. 50kWh 먼저 절벽이 옵니다.
50kWh가 어느 정도냐면, 여름이 지났어도 늦더위에 며칠 에어컨을 돌리거나, 김치냉장고를 하나 더 켜거나, 건조기를 몇 번 더 돌리면 금방 넘어갑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넘는 줄도 모릅니다.
지금이 유일한 기회인 이유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대목입니다.
9월 1일 ~ 9월 말 사용 ← 지금 여기
↓
10월 초 검침
↓
10월 중순 고지서 도착 ← 이때는 이미 끝난 일
10월 전기요금은 9월에 쓴 전기를 계산한 것입니다. 고지서를 받고 놀라봐야 그 달 사용량은 이미 확정돼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9월이 끝나기 전까지는 아직 바꿀 수 있습니다. 남은 날 동안 하루 2~3kWh만 줄여도 한 달이면 60~90kWh입니다. 구간 하나를 내려올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줄이려면 어디서 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이게 대부분 막히는 지점입니다.
“아껴 쓴다”로는 못 줄입니다
전기요금을 줄이겠다고 마음먹으면 보통 이렇게 합니다. 불 끄고, 에어컨 덜 틀고, 플러그 뽑고.
그런데 다음 달 고지서를 보면 별로 안 줄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실제로 많이 먹는 기기를 안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눈에 띄어서 끄는 것들은 대개 소비전력이 작고, 정작 큰 것은 조용히 돌아갑니다.
- 24시간 돌아가는 것 — 냉장고, 김치냉장고, 인터넷 공유기, 정수기
- 열을 만드는 것 — 건조기, 전기밥솥 보온, 온수매트, 전기포트
- 있는 줄도 몰랐던 것 — 안 쓰는 방의 셋톱박스, 창고의 냉동고
이걸 감으로 짐작하면 틀립니다. 재봐야 압니다.
전력 측정이 되는 스마트플러그를 기기 사이에 끼우면 그 기기가 하루에 몇 kWh를 먹는지 숫자로 나옵니다. 하나 사서 의심 가는 기기에 며칠씩 돌려가며 꽂아보면, 범인이 대개 예상 밖에서 나옵니다.
고르실 때 “전력량 측정” 기능이 있는지를 꼭 확인하세요. 그냥 스마트플러그는 켜고 끄기만 됩니다. 그리고 최대 허용 전력(W)을 보세요. 건조기나 전기포트는 소비전력이 커서 일반 제품으로는 못 꽂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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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켜져 있는 것부터
측정을 해보면 대체로 비슷한 결론이 나옵니다. 소비전력이 큰 것보다, 오래 켜져 있는 것이 더 많이 먹습니다.
전기 사용량은 소비전력 × 사용 시간입니다. 1,500W짜리를 10분 쓰는 것과 100W짜리를 2시간 반 켜두는 것이 같습니다.
그래서 조명이 나옵니다. 하루에 가장 오래 켜져 있고, 집 안에 가장 많이 달려 있는 물건입니다.
| 구분 | 같은 밝기 기준 소비전력 |
|---|---|
| 백열전구 | 약 60W |
| 형광등 | 약 15~20W |
| LED | 약 8~10W |
집 안 전구가 열 개이고 하루 5시간씩 켜진다고 하면, 백열에서 LED로 바꿀 때 월 75kWh 안팎이 줄어듭니다. 앞에서 본 “구간 하나 내려오는 양”과 정확히 겹칩니다.
게다가 전구는 한 번 바꾸면 끝입니다. 매달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아껴 쓰는 습관보다 오래갑니다.
주문 전에 소켓 규격(E26·E17 등)을 확인하세요. 이게 안 맞으면 못 끼웁니다. 그리고 밝기는 W가 아니라 루멘(lm)으로 봐야 합니다. 거실은 주광색, 침실은 전구색이 대체로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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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충격은 예고편입니다
여기까지가 10월 전기요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진짜는 두 달 뒤에 옵니다.
겨울에는 누진 완화가 아예 없습니다. 여름에는 그나마 7~8월 두 달이라도 구간을 넓혀주는데, 겨울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그리고 난방을 전기로 하기 시작하면 사용량이 여름보다 쉽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금 손봐둬야 하는 게 두 가지입니다.
- 새는 열을 막는 것 — 창문으로 빠져나가는 열이 전체 열손실의 30% 수준입니다. 여기를 막으면 난방을 덜 돌려도 됩니다
- 난방 방식을 바꾸는 것 — 공간 전체를 데우는 대신 몸에 닿는 것을 데우는 쪽이 훨씬 적게 듭니다
두 가지 다 지금 하는 게 쌉니다. 추워지고 나서 사면 값도 오르고 품절도 잦습니다.
문풍지는 창틀 홈 폭을 재고 주문하세요. 안 맞으면 붙여도 뜹니다. 전기요는 소비전력(W)과 온도 단계를 보시고, 자동 꺼짐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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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를 모르면 계속 과하게 틉니다
마지막으로 값이 가장 안 드는 것 하나입니다.
난방이든 냉방이든, 사람은 실내 온도를 모르는 채로 조절합니다. 추우면 올리고 더우면 내립니다. 그런데 체감은 습도와 바람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올려놓고 지내는 경우가 생깁니다.
난방 온도를 1℃만 낮춰도 사용량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런데 지금 몇 도인지 모르면 낮출 판단 자체가 안 섭니다.
그리고 습도가 맞으면 같은 온도에서 덜 춥게 느껴집니다. 40~50%가 기준인데, 이 구간을 지키면 피부와 호흡기에도 좋습니다. 온도계 하나로 두 가지가 같이 잡힙니다.
고르실 때 온도와 습도가 한 화면에 나오는지 보세요. 거실과 침실은 값이 꽤 다르니 2개 이상 묶음이면 더 낫습니다. 만 원 안팎이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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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실수 세 가지
가장 많이 하는 실수이고, 가장 손해가 큽니다. 고지서가 오는 시점엔 그 달 사용량이 이미 확정돼 있습니다. 줄이기는 달이 끝나기 전에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거실 등을 끄고 스마트폰 충전기를 뽑습니다. 그런데 정작 24시간 돌아가는 기기와 열을 만드는 기기는 그대로입니다. 체감상 열심히 아꼈는데 고지서가 안 줄어드는 이유입니다. 재보고 나서 손대세요.
400kWh 근처에서 움직이는 집이라면 1kWh 차이로 5,700원이 갈립니다. 월말에 한 번 검침 수치를 확인해서 남은 여유를 보는 습관이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한전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당월 사용량을 볼 수 있습니다.
10월 전기요금 — 정리하면
[ 이번 주에 할 것 — 돈 안 듦 ]
1. 한전 앱으로 이번 달 사용량 확인 ← 400kWh까지 얼마 남았나
2. 안 쓰는 방 셋톱박스·냉동고 확인
3. 난방 온도를 1℃ 낮춰보기
[ 갖출 것 — 순서대로 ]
4. 스마트플러그 어디서 새는지 재보기
5. LED 전구 한 번 바꾸면 매달 줄어듦
6. 온습도계 판단 기준이 생김
7. 문풍지·전기요 겨울이 오기 전에
[ 기억할 숫자 ]
200kWh 이하 → 구간 변경 영향 0원
400kWh 초과 → 기본요금 5,700원 점프 + 307.3원/kWh
전기요금은 참고 견디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를 아는 문제입니다. 같은 양을 써도 구간이 어디서 끊기느냐로 2만 원이 갈리니까요.
그리고 9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0월 전기요금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며칠이 남아 있습니다.
